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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성명] 진보 정치 없는 22대 국회를 만들 셈인가? 전면적인 전략수정과 지도부 재편이 필요하다!

by 전환_ 2023. 10. 25.

[성명]

진보 정치 없는 22대 국회를 만들 셈인가?
전면적인 전략수정과 지도부 재편이 필요하다!

 

먼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해 각지에서 최선을 다한 당 지도부와 당원 모두에게 고생하셨다는 인사를 남긴다. 당원들의 헌신과 노고가 여전히 우리 당, 정의당을 지탱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힘인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강서에서 보인 전당적인 노력에 서로를 격려하는 말 정도는, 위기를 말해야 하는 지금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위기 극복에 실패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의당이 받은 1.83%, 진보 3당의 합산 득표율 3.42%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략의 실패라고만 볼 수 없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작년부터 시작한 당 혁신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미 대표 체제에서 추진된 재창당 작업이 당원뿐 아니라 진보적 시민들의 마음에 조금도 가닿지 않고 있다. 이정미 대표 체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정미 대표의 자강론은 현실안주론에 불과했다.

 

전환 또한 당내 의견그룹으로서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당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에 박차를 가하도록 협동하는 진보 정치의 구상, 마주침의 진보 정치라는 실천 전략을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당을 움직이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 정의당의 성장은 물론 진보 정치의 확장을 위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그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그 책임의 첫 번째는 지금까지 진행해 온 당 혁신을 위한 재창당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둘째는 이 사업을 추진할 새로운 지도부로 재편하는 것이다.

 

1. 재창당은 단지 판을 키우는 당의 외형적 변화로만 가능하지 않으며, 당 내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병행해야 한다.

 

더 늦지 않게 당명 변경을 추진해야 한다. 대표 진보정당으로서의 쓸모를 증명하지 못해왔던 과거와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우리 당의 이념과 정책지향을 더욱 분명하게 표현할 당명을 정하는 일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당의 지역위원회와 그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 당의 지역위원회는 그 지역의 사회운동/진보 운동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일상적인 생활 정치와 지역정치가 당의 근간이 되지 않고서는 진보 정치인이 성장할 수 없으며, 사회 혁신 세력도 될 수 없다.

 

진보정당은 원내 정치와 원외의 사회운동정치, 두 축으로 굴러가야 한다. 정의당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사회운동정치를 회복하기 위해 중앙당에 사회운동연대위원회를 두고 대외협력을 넘어서 당의 야당성을 드러내기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다.

 

2. “진보정치연합 총선 체제”를 정의당이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기획하자.

 

내년 총선에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부각될 것이다. 유권자들을 양당으로 끌어당기는 힘은 훨씬 강해질 것이다. 진보 정당들은 좁아진 정치 공간에서 ‘생존’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각개 약진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진보 정당들은 진보 정치의 지향을 버리거나, 서로에게 흠집을 내는 전략으로 내몰리게 된다. 우리 당 또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궤멸적인 생존 각축전은 진보 정치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총선 이후 내적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며, 진보적 이상은 변질되고,  진보정치운동 전반이 축소, 소멸을 가속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이 있었던 2004년 이후 정확히 20년 만에, 진보 정치 없는 국회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것을 도외시하고 추진하는 녹색당과의 단독 연대는 이 현실을 조금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진보 정치의 실력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길은, 진보정당의 생환이 진보정치세력 전반의 공동 과제라는 인식 속에서만 가능하다. 작게는 적대적 경쟁을 피하는 길이고, 크게는 여전히  한국 사회의 변화를 열망하면서도 주저하는 유권자들에게 용기 있게 호소하는 방법이다.

 

다음 총선에서 4개의 진보정당과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운동 세력이 동참하는 “진보정치연합 총선 체제”의 수립을 우리의 주장으로 삼자. 이미 우리 당은 지난 9월 13일 <민주노총-진보정당 대표자 연석회의>를 통해 총선 공동 대응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논의의 구체적인 입장을 적극적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하자. 지역구, 비례대표 선거 모두를 진보정당 공동으로 치르는 높은 연대를 기획하자. 이를 통해 정권 심판만이 아니라  “사회 변혁”이라는 선택지를 총선에서 현실화할 수 있다.

 

3. 내년 총선에 지역구 후보 출마 운동을 전당적으로 전개하여 내적 열세를 극복하고 지역에서부터 유권자들에게 당을 알려 아래로부터 정의당의 활력을 만들자.

 

총선까지 6개월 남짓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지역구 후보가 보이지 않는 기이함이 이어지고 있다. 당 조직이 침체되어 있다고 해서 당 지도부마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출마에 대한 어떠한 포부와 전략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역에서 정의당 후보를 볼 수조차 없는데 어떻게 유권자들이 비례대표에서는 정의당을 선택할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가? 하물며 양당 중심의 인력이 강하게 작동할 총선이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그럼에도 지역구 후보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지역구 후보 출마 운동을 총선전략으로 제안하자. 당원들과 당의 주요 활동가들에게도 제안한다. 당의 지역구 출마를 결의하자. 우리 당이 홀로 나선다면 어려운 조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음 총선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진보정치연합 총선 체제” 속에선 다르다. 보수 양당과 구분되는 “진보 정치”라는 총선의 구도를 지역에서부터 형성하는 기획을 만들 수 있다. 또 후보자를 중심으로 지역위원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당 혁신 운동으로 이어가자.

 

4. 당의 혼란을 가중하려는 일부 의원들과 당내 그룹에 대해서 당의 태도를 분명히 하자.

 

당의 전현직 의원들과 주요한 지도부의 궤를 이탈한 발언과 행동은 당의 재창당 작업을 책임 있게 진행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이다. 당대표의 안이한 안주론이 불러온 결과일 것이다. 당의 와해를 조장하는 발언들에 대해 명징한 경고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정의당의 해산 혹은 정의당의 진보정치노선을 폐기해야 한다는 제3지대론의 허구적인 주장에 대항하여 앞서 주장한 “진보 정치의 협동을 통한 부상 전략”이 우리의 자강 전략이자 정의당의 혁신 전략임을 드러내야 한다.

 

지도부는 위와 같은 내용을 토대로, 우리 당의 총선전략과 재창당 방안을 당대회에 제출하고, 이를 집행할 역할을 다음 지도부에 이양해야 한다. 이것이 당 내외에서 쏟아지는 지도부 책임론에 정당하게 응답하는 방법이다.

 

아무것도 혁신하지 않는 혁신 안건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부결은 예정되어 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이정미 당대표가 앞서 말한 두 가지 전략을 토대로 한 혁신안을 당대회에 제출하여 혁신재창당의 책임을 다할 것을 호소한다. 우리의 당, 정의당이 혁신을 포기하지 않고 진보정당으로서 담대한 전략과 도전으로 나아가도록 앞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와 혁신당대회에서 전환 또한 역할을 다하겠다.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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