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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성명] 실패한 안철수 신당 반복은 진보정당의 길이 아닙니다.

by 전환_ 2023. 8. 7.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노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날마다 쓰러지고 있습니다. 양극화의 양쪽 끝은 이제 서로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더 맹렬히 멀어지고 있습니다. 북에서는 미사일을 쏘아대고, 남에는 핵잠수함이 입항하고 있습니다. 기득권 양당 정치는 그들만의 싸움 속에서 민생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당 창당 바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조국/금태섭/홍준표/손혜원 호남 신당에 이어 TK 신당과 양향자 신당, 유승민 신당까지, 유행이 그치지 않습니다. 바람은 정의당 안에서도 불고 있습니다. 정의당 해체 후 자유주의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세번째권력’에 이어, 가치와 비전 중심이 아니라 최대연합을 지향하자는 ‘대안신당 당원모임’까지 깃발을 들었습니다.

신당 흐름이 다양해 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크기도 커지고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물론 기득권 양당 체제를 무너뜨려야 합니다. 이 견고한 적대적 공존의 기득권 양당체제가 무한 경쟁과 능력주의, 자본과 이윤 중심의 사회를 떠받드는 정치적 기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득권 양당의 파편들을 긁어 모으거나, 그 파편들과 손을 잡아서 될 일은 아닙니다.

‘세번째권력’ 조성주 공동 운영위원장은 자유주의적 책임정당을 창당하자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그러나 자유주의가 재산 있는 백인 남성들만의 자유를 보장할 때, 자유를 보편적 권리로 만든 것은 자유주의자들이 아니라 착취와 배제, 차별에 맞섰던 노동자와 여성, 흑인들의 사회운동과 이것에 연대했던 진보-좌파 정치였습니다. 진보를 내던지고 만든 자유주의 정당, 불평등과 기후위기와 불안정 노동 문제를 외면하고 권력만을 추구했던 자유주의 정당, 10년 전 안철수 씨의 신당이 꼭 그랬습니다. ‘세번째권력’은 두 번째 안철수 신당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세번째권력’의 조성주, 장혜영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이 3지대 신당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기득권 양당의 조각난 파편과 그 아류 이념으로는 기득권 양당에 대항하는 정치연합을 만들 수 없습니다. 한국 정치의 유의미한 제3지대는 여전히 진보-좌파 정치입니다. 정의당 후보가 그 자신과 단일화를 할 수는 없습니다.

‘세번째권력’은 정의당에 대한 평가가 이미 끝났고, 정의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20년 이상 이어진 진보정당의 역사를 부정하고 당의 존립근거를 거침없이 흔들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해명하더라도 명백한 해당행위입니다. ‘안철수 새정치’처럼 중원 정치도 무슨 의미인지 애매하지만 정말 진보정치가 아닌 중원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극단적 양극화와 기후위기 시대에 진보정당이 이미 그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 길로 가는 길을 누구도 막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지난 8월 1일, ‘대안신당 당원모임’을 제안하는 글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들은 정의당이 제시하는 비전과 가치에 동의하는 세력과의 합당·통합을 추진한다는 6월 26일 전국위원회 결정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세력확장을, 정의당의 비전과 가치로 그 내용을 한정하지도, 통합과 합당이라는 방식으로 제약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원 모임 제안자 중 위 전국위에 7명이 참석했는데, 그 중 4명은 그 결정에 찬성 표결을 했던 분들입니다. 이것은 제안문에 명시한 것처럼 당 지도부의 권한과 대표성을 존중하는 것도 아니고, 약속한 것처럼 혁신적이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이탈과 궤변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전환>도 제3지대 정치가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짜장면도 싫고, 짬뽕도 질린 사람에게 짬짜면을 대접할 수는 없습니다. 과감하게 양지탕 먹자고 말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기득권 양당의 일부였던 사람들과 손잡는 정치는 3지대 정치가 아니라 양당 정치의 파편일 뿐입니다.

<전환>은 정의당 동료들이기도 한 ‘세번째권력’과 ‘대안신당모임’ 동지들에게 요청합니다. 작년 가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던 대의원대회 재창당 특별결의문의 정신으로 돌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6월 26일 여러분들도 찬성했던 재창당 관련 합의사항을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정의당 지도부에도 요청합니다. 정의당의 재창당과 신당 창당 결의가 노선과 정체성의 모호함을 걷어내는 진보-좌파 정치의 강력한 바람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전환>의 지난 제안을 숙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연속 성명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한 <전환>의 의견을 밝히겠습니다.

2023년 8월 7일
정치·사회운동 단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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