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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성명] 정의당 ‘혁신재창당 추진방안’, 심각하다!

by 전환_ 2023. 6. 22.

[성명] 정의당 ‘혁신재창당 추진방안’, 심각하다!

오는 24일 진행될 정의당 7기 3차 전국위원회에서는 ‘혁신재창당 추진방안 승인의 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재창당 논의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참혹한 실패를 평가하면서 시작하였다. 진보정당의 정체성, 이념과 노선의 모호함이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진단하였고, 당연하게도 이를 극복하는 것이 재창당의 주요한 방향으로 설정했다. 
전환은 진보적인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기득권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는 정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현재 정의당의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노동자운동과 사회운동, 진보정당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정의당이 주도적으로 헌신성을 발휘하는 것이 혁신재창당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진보정당 공동 집권전략위원회’ 등을 제안해 왔다. 

그런데 전국위원회에 제출된 ‘혁신재창당 추진방안’은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재창당의 의지를 확인할 수 없으며, 절차적, 내용적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 매우 우려스럽다. 안건 공지용 자료를 보면 ‘기득권양당 체제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가진 <노동 정치세력>, <기후·녹색 정치세력>, <제3의 정치세력>과 합당 및 통합의 방식으로 신당을 추진한다’고 하고 있다. 여기서 ‘제3의 정치세력’이라는 표현은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한데, 현실적으로는 소위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금태섭, 양향자 등 기득권양당 잔여세력과의 연합에만 관심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장혜영 의원의 인터뷰처럼 “정의당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끝났다”거나 “안타깝지만 이제 정의당이 아닌 제3당이 필요하다”라는 말들을 사실상 용인하게 되는 것이어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정당’, ‘노동에 기반한 사회연대정당’으로 혁신은커녕 재창당 동력 자체를 잃게 될 수 있다. 또한 당 대표 산하에 ‘신당 추진 사업단’을 구성하고 신당 추진 합의안 마련을 위해 참여 세력들과 ‘연석회의’를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사업단은 대상 세력들의 지향과 실체가 분명히 확인되면’이라는 단서 조항에서도 보듯 대상세력들의 실체가 없는데도, 사업단과 연석회의라는 구체적인 조직 운영 계획까지를 내놓고 있다.

반면 ‘합당이나 통합이 어려운 세력과는 사회개혁을 향한 공동의 사업을 추진하고 (중략) 다양한 연대연합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합당이나 통합이 어려운 세력’은 다른 진보정당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체가 모호한 신당 추진 대상 세력들과는 달리 대상의 실체가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향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의 실체조차 확인되지 않는 추상적인 ‘신당 추진’ 방안은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도 대상이 명확한 진보정당들과의 연대연합 방안은 매우 추상적으로 뭉뚱그리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는 정체성과 이념의 모호함을 극복하자고 시작한 재창당 논의가 실체조차 모호한 제3정치 세력과의 신당 추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상무위원회에서 안건이 철회되긴 했으나 조직혁신방안으로 제출되었던 1,000원 지지당원제도와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총선 후보자 공천 혁신 등은 각종 회의에서 여러 차례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진성당원 제도와 공직후보자를 당원이 선출하는 제도는 보수정당과 구별되는 진보정당 조직 운영의 원칙이었다. 이번 재창당 논의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로 촉발되었고 진보정당으로서 이념과 노선이 모호했던 것을 위기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런데 진보정당의 고유한 조직운영 방향과 배치되는 제도를 조직혁신방안으로 제출했던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

또한, ‘혁신재창당 추진방안’이 논의되고 마련된 과정 또한 매우 우려스럽다. 재창당을 논의할 ‘혁신재창당 추진위원회’가 2월에 구성됐지만, 이정미 대표는 지도부의 안을 4월말이나 돼서야 제출하는 등 시종일관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수준에서 재창당 논의를 진행했다. 당의 명운을 결정할 재창당의 방향성과 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도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결과 지난 6월 3일에 있었던 ‘전국위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는 지도부가 제출한 ‘혁신재창당 추진방안’의 성토대회였다. 

이후 이정미 대표는 당내 여러 입장을 봉합하는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며 ‘의견그룹 간담회’를 두 차례 소집하고 ‘혁신재창당 추진방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합의안’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정리된 안을 제출하고 동의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혁신재창당 추진위원회’에서도 해당 안건에 대한 최종적인 검토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조차 건너뛰려다, 소집 요구가 나오자 전국위원회 3시간 전인 11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충분한 토론은 필수적인데, 전국위원회를 불과 5일 앞두고 안건을 제출하였을뿐만 아니라, 당의 공식적인 회의 단위에서의 논의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국위원회 연기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전환은 지금까지 진행된 부실한 혁신재창당 논의과정과 실질적인 혁신재창당의 의지가 담기지 않은 추진방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당 지도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23년 6월 22일 (목)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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