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의 강령은 “우리는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핵발전소 신설을 멈추어,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에너지 현실을 이야기하며 원자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철이 없다고 비난하더라도, 정의당은 재생가능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과 탈핵이라는 우리의 원칙과 정체성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노력이 무의미해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 강령에도 명시되어 있는 탈핵 원칙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찬핵 활동을 해 온 위선희 당원을 당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입니다. 위선희 당원은 “나에게 원자력이란 온실가스,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당장이라도 5~6기를 짓고 싶은 존재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말에 그치지 않고, 같은 내용의 서명운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찬핵 활동을 폈습니다.
언론도 ‘탈원전 정당’인 정의당에 ‘친원전 대변인’이라며 꼬집었고, 이로 인한 당원들의 문제 제기가 봇물 터지듯 제시되고 있습니다. 위선희 당원은 두 차례에 걸쳐 입장을 내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명쾌하지 않습니다. 아직 당의 정체성과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당 대변인을 수행할 만큼 당적 신뢰를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미 대표는 11월 7일 정의당 지역위원장 소통 방에 ‘청년 정치인 육성은 당의 중요한 미래 사업이라는 점’때문에 위선희 당원의 대변인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누가 청년 정치인 육성을 반대하겠습니까? 다만 그 직책에 걸맞게 당 정체성이 체화되어야 하고, 당 대변인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만큼 검증되어야 합니다. 대변인실이 당 대표의 직할로 있으니, 대표가 챙길 수 있다고 말하지만, 최근 위선희 당원이 대변인 자격으로 낸 논평을 보면 이미 그것도 사실에 의해 논박되고 있습니다. 주어와 술어가 정확하지 않고, 공당의 대변인 논평이라고 보기 힘든 비문들이 많으며, 중요한 수치에 오류가 있습니다.
정의당 바깥에서 탈핵, 기후정의 운동을 함께 해 온 활동가들과 단체들이 정의당의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자칫 이들이 정의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지지를 철회한다면 우리 당의 정치적 기반은 흔들리고 말 것입니다. 당이 소중히 쌓아올린 정치적 신뢰를 잃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큰 위기가 됩니다. 더 크게 확장해야 할 정의당이 작은 인사문제로 인해 더욱 협소해지는 실책을 범할 수도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이정미 대표가 위선희 당원 대변인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직자 임명 권한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 인사가 당의 정체성과 지지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면 철회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정미 대표께서 당직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당의 자부심을 되찾겠다.’는 약속은 이번 일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당원들의 당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위선희 당원에 대한 대변인 임명을 철회하시길 요청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확인한 소통의 문제와 인사 검증의 부족에 대해 당원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2022. 11. 8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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