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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노동자정치운동 재구성을 위한 정의당의 능동적 역할이 필요하다!

by 전환_ 2023. 4. 17.

노동자정치운동 재구성을 위한 정의당의 능동적 역할이 필요하다!
-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부쳐

오는 24일(월), 민주노총은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정치 및 총선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등장과 함께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노동정책의 전면적 개악,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장은 노동자정치운동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차갑게 식었고,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 현저히 약화되었다. 이런 틈을 타 민주당 등 보수정당이 지지기반을 넓혀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총선 대응을 매개로 다시 한번 노동자 정치세력화운동의 불씨를 살리고자 하는 제안과 노력에 공감하며, 환영한다. 그러나,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제출한 민주노총 중심의 진보연합당 제안에는 걱정이 앞선다. 이 안에 대해 이미 여러 진보정당들이 반대의 입장을 내놨고, 민주노총 내부의 공감대도 튼튼하게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되는 진보연합당은 오히려 노동자정치운동에 대한 불신과 패배감만 불러올 수 있다.

아무쪼록 민주노총이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통합하는 것은 물론 여러 진보정당들과 사회운동을 모두 모아 다시 노동자정치운동의 희망을 열어갈 수 있는 토론과 결정을 해 주길 기대한다.

민주노총의 총선 및 정치방침 논의는 총선을 1년 앞두고 재창당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정의당에도 중요한 계기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노동자정치운동 재구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자정치운동의 역사와 성과를 계승하는 대표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은 진보정당운동의 전망을 제출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당은 기득권양당 체제를 극복할 제3정당으로서 기대를 받아왔고, 이러한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정의당이 실패와 침체를 딛고 실력과 영향력을 갖춘 제3정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국힘-반민주당-대안진보정당의 길을 명확히 하고, 다른 진보정당-사회운동세력과 함께 하는 진보정당운동 재구성에 대한 구상을 밝혀야 한다. 

둘째, 재창당 주요 과제인 정체성과 지지기반 재구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재창당은 정의당의 태세를 다시 갖추는 일이기도 하지만, 당 바깥의 전체 진보진영을 포괄하는 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자주 거론되는 이념과 노선이 실종된 제3지대가 아니라, 진보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진보정당 중심을 형성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협동하는 진보정당 시대, 진보정당 공동 집권전략위원회 등은 중요한 제안으로 검토해야 한다. 

셋째, 노동자정치운동은 2024년 총선 전략의 핵심이다. 여전히 진보정당운동의 핵심은 노동자정치운동이며, 중요한 인적-물적 토대이기도 하다. 노동-진보정당운동 모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정치운동에 대한 진보정당의 적극적인 태도는 당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기때문에 정의당은 민주노총의 결정을 기다려 응답하겠다는 수동적인 태도에 머무르기보다 정의당의 안을 먼저 제안하며, 능동적인 자세로 노동정치의 재구성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진보정당 연석회의’에 정의당 안을 제안하고, 다른 진보정당에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에게 사회운동, 진보정당들과 적극적인 토론을 요청하고, 합의 수준에 따라 심지어 대의원대회 연기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이 노란봉투법 제정 운동, 대중교통 프리패스 운동, 학자금부채탕감 운동 등 현안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제안하며, 운동적 과제를 중심으로 정치적 고민까지 심화시킬 수 있는 공동 전선도 복원해나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민주노총과 사회운동, 진보정당이 공동의 정치적 전망을 다시 만들어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면한 과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진보정당운동의 장기적인 전망과 책임을 견지하며 끈질기게 토론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동자정치운동의 주체로서 정의당의 적극적인 태도와 진보정당운동의 주체로서 민주노총의 책임있는 토론과 결정을 기대한다.

2023년 4월 17일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