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항소심 승소를 환영한다
지난 21일, 서울 고등법원은 동성 부부에게 사회 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차별이라 명시 하며 사회 보장 제도상 동성 부부의 권리를 최초로 인정했다. 법원은 동성 배우자의 피부양자 지위를 박탈한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2020년 11월, 소성욱씨는 결혼식 후, 건보공단 측에 김용민씨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피부양자로 등록했으나, 건보공단이 이를 취소했다. 1심은 사실혼 관계를 부정했고 부부는 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부부가 실질적 혼인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이성간 사실혼 관계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입장을 전환했다. 동성을 이유로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는 건 차별이라 명시한 것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생활공동체 개념의 변화를 언급해 동성 부부 역시 사회 보장 제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2년간의 싸움끝에 소성욱 김용민 부부는 사회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사회 구성원임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한 부부의 승소는 성소수자들의 삶이 달라지고 대한민국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의 문을 열었다.
아직도 대한민국 내 성소수자들은 차별과 배제로 점철된 일상 속에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성별 이분법과 정상 가족 담론은 동성 배우자들에게 이성혼으로 누릴 수 있는 법적 권리들을 앗아간다. 헌법 11조는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 금지를 명시한다. 그럼에도 건보 관계자는 2차 변론 때 이성혼과 동성혼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그리고 2025년 개정된 새 교과서는 성소수자와 성평등 용어를 성에 대한 편견과 같은 단어로 대체한다. 이성혼 중심의 차별의식은 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된 피해자를 양산했고, 그릇된 교육과 제도로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희미하게 만든다. 재판부는 "다수결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 일수록 소수자 권리에 대한 인식과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판결문을 마쳤다. 간명하지만 중요한 판결이다. 주관적이고 편협한 혐오 의식에서 탄생한 법과 제도로 인한 자의적 차별은 매듭 지어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판결은 동성부부가 주택 청약과 신혼 부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포괄적 차별 금지법이 당연히 인정되는 사회를 향한 출발점이다. 법원은 소성욱 김용민 부부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고 동성 결합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직 대한민국 사회는 동성혼을 법제화하지 않아, 동성 커플들은 결혼을 인정받지 못해 이성혼이 누리는 권리를 누릴 수 없다.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인정했다. 그 외, 현재 콜롬비아와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34개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이다. 일본 역시 지방정부가 조례로 동성 파트너를 배우자에 준해 인정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2021년 12월 인권위가 권고한 건강 가족 기본법 개정안에서 포괄적 차별 금지법까지 하나 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너머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받기 위해 투쟁할 과제가 남아 있다. 누군가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성소수자들이 스스로 관계를 구축하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평등한 사회를 위해 전환도 함께 할 것이다.
2023년 2월 24일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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